선재동자는 총 53명의 선지식들을 만나는데, ‘어떻게 하면 진정한 보살이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일관되게 집요히 추구합니다. 그런데 찾아가는 선지식마다 본인이 깨달은 삼매를 가르쳐 주고서는, 하나같이, 본인은 그것 밖에는 모른다며 겸손히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깨달은 경지는 저 무궁무진한 우주와도 같은 큰 보살의 경지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큰 경지로 나아가라’며 더 위대한 선지식들을 소개 소개해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요즘 수행 지도자들의 ‘자신이 시도한 방법이 최고이고 다른 방법들은모두 문제 있다’라는 식의 풍토와는 사뭇 다릅니다.
그런데 선지식들은, 뱃사공·아름다운 여인·노인·비구·청신녀·어린 아이·야인·땅의 신·밤의 신·허공 신·보살 등으로,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수 년 때로는 수 십 년에 걸친 여정을 마다않고 찾아온 선재동자에게, 선지식들은 자신이 체험한 삼매를 고스란히 체험하게 해줍니다. 함께 손을 잡고 삼매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생사의 기로 속으로 밀어 넣기도 하고, 꼭 껴안아 주기도 하고, 설법을 해주기도 하며 보살의 경지를 열어 보입니다.
설화적 요소의 선지식들
선재는 자신의 보리발심을 찬탄해준 미가장자를 만난 후, 12년이 걸려 다음 선지식인 해탈장자(解脫長者)를 만나게 됩니다. 그의 몸에서는 막강한 광명이 발산되어 시방 세계를 충만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선재동자는 이 같은 삼매에 든 해탈장자를 관찰하기를 6개월하고도 6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가 시방을 두루 비추어, 무한한 이익을 중생에게 주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를 통해 널리 관(觀)하는 힘을 성취하기만 해도, 즉 보안(普眼)이라는 경지의 눈을 스스로 갖추기만 해도, 그 자체로서 중생에게는 무한한 이익이 됨을 알게 됩니다.
선재가 아홉 번째 만난 선지식은 비목선인(毘目仙人)인데, 그는 사슴 가죽을 뒤집어쓰고 땅바닥에 앉은 야인(野人)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보살 예비생으로서의 선재를 바로 알아보고 “선재는 기필코 모든 중생을구하고 기필코 모든 괴로움을 없앨 것”이라며 칭찬합니다. 선재가 비목선인의 경지가 어떤 경지인지 묻자, 그는 다짜고짜 선재의 머리를 만지고 손을 덥석 잡습니다. 그러자 선재는 순식간에 삼매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선재동자는 갑자기 자기 몸이 시방으로 10불찰 미진수 세계에 가서 10불찰 미진수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음을 보았다.”
손을 잡는 순간, 선재동자의 몸은 수천 개의 화불로 분파되며, 사방 끝 간줄 모르고 퍼져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선인이 손을 놓는 순간, 선재는 자신의 몸이 본래대로 돌아와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만나는 선지식마다 격려와 기운을 더해주기에, 선재동자는 기나긴 순례를 하면서 서원이 점점 견고해 지고 고달픈 생각이 없게 됩니다. 그렇게 나아가는 동안, 그의 원(願)이 성취되어 그 몸이 법계에 두루 들어갔다 나왔다 하기를 반복합니다.
선지식들은 근엄하거나 고매한 모습으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자재주동자(自在主童子)처럼 물가에서 모래장난을 하고 있거나, 휴사청신녀처럼 순금 자리에 앉아 진주 그물관을 쓰고 온갖 보배 그물(寶網)로 몸을 덮어 장식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선견비구(善見比丘)처럼 머리에 육계가 솟고 금빛 피부에 목에는삼도(三道), 가슴에는 만(卍)자가 있고, 손가락에는 그물막이 있고,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금강륜이 있어 부처님의 상호를 갖춘 선지식도 있지만, 향을 파는 장사꾼 모습의 장자도 있고 남루한 차림의 뱃사공도 있습니다.
불교 화엄경의 입법 계품(入法界品)에 나오는 젊은 구도자의 이름.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53명의 선지식을 차례로 찾아갔는데,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나 진리의 세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설산동자
[ 雪山童子 ]
석가모니(釋迦牟尼)가 설산(雪山)에서 도(道)를 닦을 때를 가리켜 부르는 명칭. ≪열반경(涅槃經)≫ 제14권에 기록된 석가모니의 전생담에 나오는 말로, 석가모니는 설산동자로써 도를 닦으면서 두 글귀의 가르침을 얻으려고 나찰(羅刹)에게 자신의 몸을 희생하였음.
설산동자 [雪山童子] (한국고전용어사전, 2001. 3. 30.,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
(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모든 것은 무상하여 영원한 것이 없나니, 이는 태어남과 죽음의 법칙이라네.
태어남과 죽는 일이 함께 사라지면 이를 일러 고요한 즐거움이라 하느니라
저한구절을 위하여 부처님은 귀신한테 몸을 희생하심 지금 이 시절에 관심만 가지면 들을 수 있는 저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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